회사원 정모(37)씨는 2010년 7월 브로커 변모(36)씨로부터 속칭 '짱구방'을 개설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일확천금의 유혹에 귀가 솔깃했습니다.
짱구방은 2∼4명이 하나의 온라인 포커 게임방에서 조를 이뤄 서로 패를 확인하면서 상대를 속이는 사기도박 수법입니다. 1명이 혼자 아이디 2∼4개로 플레이할 수도 있습니다.
브로커 변씨는 '한게임 포커'를 운영하던 NHN 자회사 지플러스 직원과 정씨 사이에서 거간꾼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변씨는 지플러스 내 모니터링 업무를 담당하는 '한게임 클린팀' 소속 박모(34)씨로부터 한게임 포커의 짜고 치기 적발 기준, 불법 이용자 적발을 피하는 방법 등 고급 정보를 터득했습니다.
변씨는 박씨에게서 특정 게임 아이디 조회 결과를 받기도 했습니다. 게임 전적, 접속 IP(인터넷 프로토콜), 벌점 등 과거 이력 때문에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아이디인지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박씨는 한술 더 떠서 변씨가 보내준 아이디를 목록으로 만들어두고, 이 아이디를 가진 게이머들이 짜고 치기로 보이는 상황을 연출해도 별다른 제재 없이 모르는 척 해줬습니다.
게이머 정씨는 이런 든든한 뒷배 덕분에 '대박'을 쳤습니다.
그는 2010년 8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경남 창원 자택에서 컴퓨터 3대로 짱구방을 돌렸습니다. 상대 게이머들을 농락하며 시가 1억528만원 상당의 게임머니를 긁어모아 현금으로 바꿨습니다.
정씨는 이 중 1천687만원을 브로커 변씨에게 지급했고, 변씨는 정씨 같이 짱구방을 차린 게이머 여러 명으로부터 수금한 돈 중 1억2천325만원을 박씨와 그의 동료에게 전달했습니다.
검찰 수사로 범죄가 드러나자 한게임 포커에서 돈을 잃은 수많은 게이머들이 자회사 직원을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NHN에 피해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NHN은 네이버의 전신입니다. 사건 이후인 2013년 8월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로 나뉘었습니다. 박씨가 재직했던 게임회사 지플러스는 현재까지 NHN엔터테인먼트 계열사로 남아있습니다.
사건에 관여한 개인들은 대부분 사법처리됐습니다.
브로커 변씨는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지플러스에서 해임된 박씨 역시 구속기소 된 후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습니다.
지난 2월 뒤늦게 구속기소 된 게이머 정씨는 법원에 15번이나 반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 직원까지 연루된 충격적인 사기도박 사건이었다"며 "NHN은 사건 이후 여론과 규제의 화살을 맞아 사행성 도박 게임 사업이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