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쟁이가 뭔지 아십니까?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을 끼리끼리 이렇게 부른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토사장은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를 칭하는데요.
문제는 이런 토사장을 꿈꾸는 청소년들이 요즘 적지 않다는 겁니다.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이 하루에 수천만 원씩 따서 차를 사는가 하면 또 도박 빚에 시달리다가 목숨까지 끊고 있습니다.
그 심각한 실태를 이상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찰이 PC방에서 한 10대 청소년을 체포합니다.
19살 박 모 군인데, 인터넷 물품 사기를 하다 잡힌 겁니다.
체포 당시에도 게임기를 판다며 사기 글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박 군은 51명을 속여 910만 원을 챙겼고, 이 돈은 인터넷 도박 '바카라'를 하기 위한 도박자금으로 쏟아 부었습니다.
[박 모 군]
"1만 원 걸어도 빠르게 보통 10배라든지 따니까 (도박자금 때문에) 사기도 몇 번 있었고, 대출이라든지…"
박 군 같은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도박 사이트입니다.
이름과 연락처만 넣으면 바로 가입할 수 있고, 필리핀 현지 중계 '바카라'부터 "바카라 게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전 세계 스포츠경기, 홀짝 중 하나에 거는 학생 맞춤형 도박 '사다리'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박 모 군]
"불법 사이트 운영하다 잡혔는데 자기 집에 수입차 6대 딱 깔아놓고, 부귀영화 누리고 살던데. 내 꿈이 '토사장'이에요."
스마트폰으로 24시간 쉽게 할 수 있다 보니 일부 학생들은 등하교 때는 물론이고 수업시간에도 도박을 합니다.
도박으로 돈을 많이 따면 친구들 사이에서 이른바 '짱'이 됩니다.
"토쟁이! 토쟁이! 얘 (도박) 잘 합니다. 애들이 거의 다 사다리 도박을 많이 해요. (한 번에) 100만 원 넘게 버는 것도 봤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도박에 중독됐다가 현재 치료 중인 김 모 씨는 얼마 전 친구까지 잃었습니다.
[김 모 씨]
"(숨진 친구가 학생 때 3000만 원) 따서 차도 사기도 했고, 근데 무조건 따기만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돈을 빌리죠. 자기가 감당을 못 하니까…(목숨 끊은 거죠)"
인터넷 도박 실태 조사 결과 10대와 20대가 전체의 약 60%나 차지했습니다.
20대의 경우 대부분 10대 때부터 도박을 접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성인 도박중독자의 70%가 20세 이전에 도박 경험이 있던 것으로 나타난 만큼 청소년 도박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 조사를 통한 근원적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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